http://news.hankooki.com/lpage/entv/201309/h20130917073045133480.htm

 

'황금의 제국'에서 야망가 장태주 역 선과 악을 오가는 명품연기로 눈도장

 

 

제가 장태주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냐고요? 저는 시작조차 안했을 걸요.”

누군가에게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은 불친절하고 어려운 드라마로 누군가에게는 주옥같은

명대사와 박진감 넘치는 반전의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주인공 고수(35)가 있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고수는 성진그룹을 차지하려는 야망의 사나이 장태주 역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눈빛과 선과 악을 오가는 명품연기를 펼쳤다.

‘황금의 제국’은 1990~2010년도까지 신도시 개발, IMF, 카드대란, 세계 금융 위기 등 한국 경제사

격동의 20년을 배경으로 국내 굴지의 재벌 성진그룹의 주인자리를 두고 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쟁탈전을 그린 가족 정치 극이다.

‘황금의 제국’은 종영까지 단 1회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결말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장태주(고수),

최서윤(이요원), 최민재(손현주)는 성진그룹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동맹을 맺었다가

 배신하는 일을 반복하며 매주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특히 지난 10일 방송분에서 장태주는 욕망

 때문에 자신의 마지막 신념마저 저버리며 폭주했다. ‘황금의 제국’을 통해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고수와 최근 서울 논현동의 한카페에서 만났다.

고수에게서 냉철한 장태주는 보이지 않았다. 질문을 던지면 차분하게 질문을 곱씹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장태주가 과연 ‘황금의 제국’ 주인이 될지 궁금했어요

“장태주는 여태까지 제가 했던 캐릭터와는 전혀 달랐어요. 태주는 초반부터 가볍지 않은 캐릭터였어요.

물론 드라마 자체도 무거웠죠. 그래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처음 대본을 읽어봤는데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과연 장태주가 황금의 제국의 주인이 될 것인가도 너무 궁금했고요. 대본을 보면서

평범한 가정의 남자로 태어난 태주가 과연 성진그룹에 어떻게 올라가고, 올라간다면 어떤 식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또 2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풀어가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외향적인 모습은 물론 내면적인

 변화를 표현해내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황금의 제국'은 지난해 최고 화제작이었던 SBS '추적자-더 체이서'의 박경수 작가와 조남국 PD가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만든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대본을 보면서 매회 놀라고 있어요. 대본이 조금 늦게 나오지만 완성도 면에서도 정말 최고죠. 좀 늦어도

 괜찮다고 말해야 하나. 늦으면서 극이 산으로 간다든지 난해해지면 힘들었을 텐데 출연진들이 계속 궁금해

 하고 기대하는 것들을 모두 충족시켜줬어요. 물론 저희 드라마를 어렵게 생각하신 분들도 분명히 있어요.

 그런데 그건 성향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저희 드라마를 너무나 재미있게 봐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웃음)”

장태주는 신림동 판자촌 출신으로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철거 용역의 방화로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황금의 제국에 뛰어든 인물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가가 된 장태주는 성진그룹의 공주 최서윤과

 정략결혼까지 하며 성진그룹을 빼앗기 위해 질주한다.

“장태주는 감정의 기복이 있는 캐릭터에요. 오히려 어린 태주는 경직돼있는 부분이 있는데 (부동산 회사)

 에덴에 들어가게 되면서 노련해지고 능숙하게 변해가요. 또 성진그룹에 들어가서는 그룹 사람들과 싸우면서

냉철해지고 두뇌도 많이 쓰고 사람을 비꼴 줄도 아는 인물이 되죠. 그런데 대본을 보다보면 몇 번이고 울컥해요.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대본을 숙지하는 것도 어렵도 경제 용어가 입에 안 붙기도 하고

 감정 표현하는 것도 힘이 들어서 어쩔 때는 정말 머리에 쥐가 나는 줄 알았어요.(웃음)”

# 장태주에게 설희 선배는 편안한 집… 일반적인 사랑은 아냐

1998년 포지션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데뷔해 어느덧 배우 15년차를 맞이한 고수는 드라마 ‘피아노’(2001),

 ‘순수의 시대’(2002), ‘요조숙녀’(2003), ‘남자가 사랑할 때’(2004), ‘그린로즈’(2005), ‘백만장자와 결혼하기’(2005),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2009) 등 주로 멜로와 로맨스 물에 출연했다. 고수와 다비드 상을 합친 ‘고비드’라는

 애칭을 가진 그는 조각 같은 얼굴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로맨스 물의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황금의 제국’에는 러브라인이 없다. 물론 장신영과의 애틋한 감정을 유지하기는 하지만 고수는 장태주의

 사랑을 “일반적인 의미의 사랑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태주에게 설희 선배(장신영)는 사랑이라기보다는 돌아갈 수 곳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성진그룹에

 있지만 나중에 돌아갈 수 있는 편안한 집 같은 느낌이랄까요. 태주의 사랑이 일반적인 의미의 사랑은 아닌 것은

확실해요.”

고수는 ‘황금의 제국’을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촬영으로 장태주(고수)가 김의원(이원재)을 죽이고 윤설희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장면을 꼽았다.

“정말 고민이 많았던 장면이었어요. 여자를 때리는 장면은 처음이어서 이곳저곳에 조언도 많이 구했어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갔는데 감독님이 컷을 안 외치시는 거예요. 컷을 안 외치시니까 그냥 끝까지 연기했어요.

몇 번 리허설을 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 없이 설희 선배를 때리고 칼을 쥐어주고 키스하는 것 까지 모두 한 번에

연기했어요. 물론 진짜 때린 것은 아니고 트릭을 줬는데 허무하게 신이 끝난 느낌이었죠. 조남국 감독님은

감정신이라든지 큰 신이라고 해서 배우들에게 어떤 디렉션을 준다거나 힘을 주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세요.

초반에는 적응이 잘 안 됐죠. 그런데 그것이 감독님 스타일이더라고요. 그 뒤로 처음부터 철저하게 뒷 장면까지

생각하고 촬영에 들어가게 됐어요.”

# 시청률 연연하지 않아… 인기 몸소 체감 중

‘황금의 제국’은 평균 10%초반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물론 낮은 시청률은 아니지만

 박경수 작가와 조남국 PD의 ‘추적자’가 호평을 받으며 22.6%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것과 비교했을 때

조금 아쉬운 성적이다. 이에 대해 고수는 “시청률에 크게 연연해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저희 드라마 시청률은 늘 일정하게 나왔어요. 주변에서 ‘황금의 제국’을 보고 너무 재미있다고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시청률보다는 인기를 몸소 체감하고 있어요.(웃음)”

마지막으로 ‘황금의 제국’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수는 시청자들에게 판단을 맡겼다.

“저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장태주의 감정이나 마음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드라마를 보시고 느끼는 것은

시청자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황금의 제국’에는 태주의 식탁과 서윤의 식탁, 두 개의 식탁이 나오는데

어떤 식탁에서 밥을 먹는 것이 행복할 것인가는 사람들마다 다 다른 거겠죠. 저는 어떤 식탁에서 밥을 먹고

 싶냐고요? 저는 나물반찬 밖에 없어도 마음 편안한 소박한 식탁이 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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