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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멜로가 제격이다. 그것도 잘 생기고 예쁜 배우들이 나오는 멜로면 더 좋다.

 추운 겨울을 녹여주는 데 멜로 영화만한 게 없다.

2012년 겨울 시즌을 녹여주는 한 편의 멜로 영화가 있다. 영화 ‘반창꼬’다. 조각같은 외모를 지녔음에도

 외모를 내세우는 작품보다 ‘초능력자’ ‘고지전’ 등 녹록치 않은 작품을 주로 선택해 온 고수가 오랜만에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고수는 이 영화에서 소방관이지만 정작 자신의 아내는 살리지 못해 깊은 죄책감을 안고 살아는 강일

 역할을 맡아 한효주와 러브라인을 선보였다. 아내를 잃은 후 마음을 닫아버린 강일은 막무가내인

의사 미수의 끈질긴 ‘들이댐’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에 ‘반창꼬’가 되어 주며 조금씩 가까워 진다.

고수는 영화에서 까칠하지만 자신의 여자에 대한 사랑만은 진정한 매력남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렇게 멜로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그동안 멜로 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다.

고수-한효주의 매력 만점 연기에,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스토리까지, 겨울 영화로 제격인

‘반창꼬’는 19일 개봉해 25일까지 108만 275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고수를 만나 영화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달변은 아니지만 진정성은 충분한 말투로 조근조근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게 멜로와 어울리는 배우인데 왜 멜로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일단 영화에 많이 출연하지 않았다. 이 영화가 다섯 편째다.

(그는 그간 ‘썸’ ‘백야행’ ‘초능력자’ ‘고지전’에 출연했다.) 멜로를 안 한 것은 너무 어려워서다.”

-그리고 보니 영화 자체를 많이 안했다. 배우 생활을 한 시간이 비해 작품 수가 많지 않다.

이유가 있나.

“나는 쉬지 않고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됐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도 ‘고지전’ 개봉하고 1년 2개월

 만에 개봉을 했다. 2012년 초반부터 이 영화 준비를 한 것인데….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군복무를 하느라 쉬었다.

-작품수도 많지 않고, 멜로 연기도 안 한 배우인데 강일 역을 맡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예전부터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고 두세 작품까지는 장르적인 색이 짙은 영화와 캐릭터를 찾았다.

 그래서 그 동안에는 좀 힘주고, 내가 파고들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내가 점점 어려운 영화들만 보고 있었다.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시나리오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건 아니다 싶은 순간에 ‘반창꼬’ 시나리오를 다시 봤다. 한번 봤던 시나리오인데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다시 읽었다. 회사 대표님(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의 추천도 있었다.

대중적인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강일이 멋있긴 한데 좀 비현실적인 캐릭터 아닌가. 너무 잘 생긴 소방관이다. 또 아내를 잃은

충격이 큰 것은 알지만 미모의 여의사가 그렇게 구애를 하는데도 계속 무시한다.

“왜 그렇게 보시는지 모르겠다. 강일은 굉장히 현실적인 캐릭터다. 또 ‘반창꼬’도 현실적인 영화다.

 아내와 사별한 사람이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대장(마동석)의 도움으로 간신히 소방관의 일로 돌아갔지만 상처 때문에

구조 현장에서도 무모하다. 영화에 웃긴 부분이 많았지만 강일은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니까

가벼운 분위기에 휩쓸리면 엄청나게 많은 것을 놓치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강일의 감정을 많이 생각했다.”

-내가 너무 세속적인 것 같은데, 사별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 번 결혼을 한 사람인데 매력적인 의사를

마다하다니 나로선 좀 이해가 안 된다.

“결혼을 한 사람, 여자 의사 그런 관점이 아니라 잊혀지지 않는 사랑을 했던 남자로 보면 될 것 같다.

 잊어야 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기억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느냐, 그 관점으로

 보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짐-

사진 = 허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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