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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건 감추고, 보이지 않는 건 보게 한다."

마술사이자 운전사를 연기한 배우 고수의 대사.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정식, 김휘 감독)'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전과 긴장을 안고 있다. '살인사건의 진실은 어디에 묻어두고 있을까?', 관객들에게 주어진 단서는 잘린

손가락, 핏자국과 혈액형, 타버린 석조주택뿐이다. 그리고 그 주택의 주인이자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이는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김주혁 역).

그 날 밤 남도진(김주혁 역)과 그의 운전사 최승만(고수 역)은 분명 혈전을 벌였다. 그리고 총성으로 인해

신고자가 나타났다. 그러나 용의자는 남았지만, 피해자는 보이지 않는다. 1940년 대 파란의 해방기를 겪었던

경성에서 피해자 없는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영화의 짜임새를 만들어 준 것은 빌 S. 밸린저의 원작 '이와 손톱'이다. 서스펜스의 거장 빌 S. 밸린저는 장편소설

 '기나긴 순간'으로 미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에드거상을 수상했다. 에드거상은 추리 문학의 대표작가인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딴 상으로 스티븐 킹, 히가시노 게이고, 길리언 플린 등 세계적인 스릴러 작가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겨 준 바 있다.

그 때문인지, 영화는 '왜?'와 '누가?'를 끝까지 숨기는 데 성공한다. 관객에게 예측만 하게 할 뿐, 시종일관 속임수를

던지며,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영화의 관전포인트는 물론 최승만을 연기한 고수의 변신이다. 그는 마술사에서 운전수가 되기 위해 스스로의 이를

 빼고, 다리를 저는 연기를 했다. 잘생긴 고수가 미천하며, 비루해 보이는 경성의 택시기사로 변신한다.

재력가 남도진(김주혁 역)의 운전기사가 되기 위한 단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남도진(김주혁 역). 그는 103분짜리 영화에서 50여 분이 지나야 겨우 얼굴을 보여준다.

자신이 살인범으로 몰린 법정에서다.

문성근은 그의 변호를 맡은 윤영환을, 박성웅은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을 연기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생각하며 찍었다."

배우 문성근의 말이다.

돈을 아주 많이 가진 남도진(김주혁 역)이 법정에서 살인 용의자로 재판을 받는다. 그리고 그와 난투극을 벌인

자는 가진 것이 없는 운전사 최승만(고수 역). 석조주택에서 벌어진 일은 우직 두 사람만이 알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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