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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진지함보다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배우 고수의 변화가 놀라웠다. 기존에 만났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극도로

 털어놓지 않던 고수. 물론, 여전히 사적 대화보다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그래도 이제는 농담도 주고받을 만큼 여유가 보였다.

고수는 영화 ‘상의원’(이원석 감독, 영화사비단길·상의원문화산업전문(유) 제작)에서 조선시대

 천재적인 패션 전문가 공진 역을 맡았다. 30년 간 궁궐에서 왕실의 옷을 만들어온 돌석(한석규)와

대비되는 인물이다.

“의도한 바 대로 잘 나온 것 가타요. 감정 전달도 잘 되고 인물들 이야기도 잘 나온 것 같아서

 재밌었어요. 저로서는 첫 사극이지만 대부분의 사극이 무겁잖아요. 이번 작품은 가볍게 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감독님 만나뵙고 전작이신 ‘남자사용설명서’를 봤는데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어도 정말 새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상의원’은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졌어요. 물론, 우려되지는 않았어요.”

 

이미 ‘남자사용설명서’를 통해 틀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캐릭터들

역시 살려나가던 이원석 감독은 차기작이 기다려지던 감독이었다. 실제 현장에서도 유쾌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고수는 기존 사극이 왕이나 왕비 등 지배층의

이야기를 그려왔던 것과 달리 옷을 만들던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공진이 매력이 있었어요. 평범하지 않은데다 천재라기보다는 뭔가 다른 인물이죠.

감독님께서도 어려운 캐릭터라고 하셨는데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었죠.(웃음)”

시나리오 상에서 뭔가 다 들어있는 느낌을 받았다는 고수. 사람이 보이는 웃음을 발견했다면서

 이야기를 이어간 고수는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무한열정을 드러냈다. 작품 하나가 사람을

변화시킨 듯 보였다. 더구나 고수는 그동안 여러 영화들에서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역할들을

소화해야 했다. 



“5개월 정도 촬영했어요. 저도 의견을 많이 냈지만 양보도 많이 했요. 다같이 행복한 과정

만큼이나 행복한 결과를 낸 것 가타요. 공진과 돌석이요? 공진은 일할 때 자유로워야 한다는

 주의고 돌석은 지킬 건 지켜야 한다는 것이죠. 공진은 대부분을 잘하는 사람이죠.

그런데 너무 결과만 놓고 보는 것 같아요. 예술은 우연이 아니고 끊임없는 노력의 열매잖아요.”

공진과 돌석 중 스스로 어디에 가깝냐는 말에 고수는 알 듯 모를 듯한 말로 스스로 연기자로서의

 당당함을 드러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연말 개봉작으로 관객들을 찾는 고수다.

늘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는 말로 너스레를 떤 고수. 올해도 ‘상의원’으로 관객들과 함께 할

고수는 행복해 보였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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