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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조연경 기자/사진 이한형 기자]

고수가 열등감이라는 감정을 늘 품고 산다고 밝혔다.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제작 영화사 비단길) 개봉을 앞두고 있는 고수는 12월 12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극중 천재 디자이너 공진 캐릭터를 연기한 것에 빗대

같은 예술인으로서 배우 생활을 하며 스스로 천재성이 발휘된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손사레를 치며 "없다"고 답했다.

 

 

 

 

"천재성.. 천재.."라고 조용히 읊조리며 고민을 하기 시작한 고수는 "근데 진짜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면 천재도 능력을 바탕으로 노력에 의해 어떤 경지에 올라 가는 것 아닐까 싶다.

 우연 보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작업의 열매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난 아직이다"고

겸손함을 표했다.

이번 영화에서 고수는 신분 체계가 확실한 조선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의상 디자이너로 궁궐 내

 상의원 어침장 조돌석(한석규)를 위협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쉽게 표현해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영화를 접하면 누가 모차르트이고 누가 살리에르인지는 사실 확실히 구분이

 가지는 않는다. 다만 돌석은 질투와 열등감을 티내고 공진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비주얼에 연기력까지 인정 받은 고수는 작품을 들고 나올 때마다 늘 여유로운 듯 보였고 때문에 공진

 캐릭터와 닮은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고수는 "나라도 열등감을 안 느끼겠냐.

누구나 사람은 그런 것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느낄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앞에 앉아 계시는

 기자님을 봐도 열등감이 느껴진다. 내 눈에는 똑똑하고 늘 열정적으로 비춰져 그런 감정이 생긴다"고 전했다.

이에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보면 어떻냐"고 장난스레 묻자 순간 주먹을 위로 치켜 든 고수는 "아오

. 우씨"라며 진지했던 이전 모습과는 180도 다른 행동으로 인터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센스 넘치는 그의 대처는 한층 편안해진 배우 고수의 현 모습을 가늠케 하기 충분했다.

"근데 정말로 잘난 후배들이 많다"고 말한 고수는 "그게 난 진짜 좋다. 이번에 한석규 선배님도 계셨지만

유연석 박신혜와 함께 연기를 하면서 우리 후배들이 선배들로 인해 하고싶은 것을 못할까봐 나름 많이

신경을 썼다. 나는 선배라고, 나이가 많다고 후배들이 하고싶은 것을 못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성격상 막 편하게 대하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배려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열정 넘치는 후배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고백했다.

이어 "'연석아 너 오늘 옷 죽이더라', '신혜야 어제 어떤 선배를 봤는데 네 칭찬을 많이 하시더라'라는 식으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연석이와 신혜가 어떻게 느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편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며 "또 위에 계시는 한석규 선배님께는 가끔 '형님, 식사하러 가시죠!'라고

살갑게 대해보기도 했다. 그럼 형님은 또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어쩌다 보니 중간에 끼인 입장이

 됐는데 고충보다는 즐거움이 컸다"고 말했다.

연기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서로가 불편한 것이 가장 싫다는 고수는 "나도 예전엔 몰랐다.

'고지전'을 찍을 때만 해도 욕심이 많았고 하고싶은 것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달랐다. 열등감도 그런

 식으로 치유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며 "열등감을 느낀다고 해서 어떤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바뀌어야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말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쓸데없다"고 단호하게 덧붙여 배우 고수의 깊이를 엿보이게 했다.

그간 보지 못했던 고수의 색다른 매력이 돋보이는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린 조선최초 궁중의상극이다. 12월 24일 개봉한다.



조연경 j_rose1123@ / 이한형 goodl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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