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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미남' 고수(35)가 '옆집 아저씨'처럼 수더분한 캐릭터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
(방은진 감독, 11일 개봉)에서 전도연의 남편이자 평범한 서민 종배를 연기했다. 카센터를 운영하며 아내,
또 어린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다 빚보증이 잘못돼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이다. 친구 잘못 둔 탓에
일은 갈수록 꼬인다. '절친'이라 생각했던 또 다른 후배가 '원석만 운반해주면 400만원을 주겠다'며
아내를 꾀어내 프랑스에서 마약운반범으로 체포되도록 만들어버린다. 이때부터 혼자서 밥벌이를 하고
어린 딸 키우며, 또 먼 곳에 갇힌 아내를 구해내기위해 고군분투한다. 고수는 이처럼 지극히 서민적인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8킬로그램 이상 살을 찌우며 잘생긴 외모를 망가뜨렸다. 트렌디한 이미지에
동안의 소유자라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지만 연기력과 노력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번엔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줬다. 돈 없고 '백'도 없는, 힘없는 가장을 연기했다.
"극중 종배라는 캐릭터가 그렇듯 힘의 논리에 부딪쳐 아무것도 할수 없는 가장의 아픔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봤을때부터 지구 끝의 교도소에 수감된 아내와 그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할수 있는 일이라곤 주프랑스 대사관에 전화해 '재판을 받을수 있도록 해달라'며
최소한의 인권보장을 호소하는 것 뿐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관객은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무능한 남편이지만 그만큼 가족을 생각한다는 것,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속에서 아내 앞에서 짜증을 내고 소홀히 대하다가 사건이 터지자 비로소 절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극히 현실적인 묘사다.
"맞다. 항상 옆에 있다는 이유로 가족을 잘 못 챙기는 경우가 많지 않나. 밖에서는 굉장히 자상하고 친절한
사람인양 행동하다가 막상 집에 들어오면 귀찮다는듯 돌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대개 속내는
그렇지않을거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목숨 걸고 매달리지 않나. 이 영화가 부각시키는 지점이 바로
그런 면인 것 같다. 시사회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볼 때마다 아내를 지키지못해 힘들어하는 가장의 마음에
몰입이 되더라."
-결혼을 한 뒤라 종배라는 캐릭터에 더 빠져들수 있었던것 아닐까.
"글쎄, 그건 아닌것 같다. 결혼을 했기 때문에 좀 더 몰입할수 있었을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런 부분을 생
각하거나 느끼면서 연기하진 않았다. 그저 이 캐릭터가 굉장히 현실적인 인물이라는 사실에 끌렸다."
-한 눈에 들어오는 외모 때문에 전도연의 남편 역, 또 조악한 현실을 살아가는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다.
"나 역시 정말 고민이 많았다. 주위에서 말이 많았고, 관객이 몰입할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니 '오히려 관객 입장에선 어색한 조합에 대한 호기심을 느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리얼리티를 살려낼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부분부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인물로 만들어보려 노력했다. 최대한 영화에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몸무게를 늘이며 일부러 외모를 망가뜨린건가.
"영화에 나온 모습이 사실 연기 활동을 하기 전 평상시 모습이기도 하다.(웃음) 카메라 앞에 설 때야 열심히
운동하고 체중 관리를 하지만 쉴 때는 좀 편하게 지내는 편이다. 관객이 최대한 편안하게 느낄수 있도록
가공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어쨌든 '집으로 가는 길'을 찍는동안 체중엔 신경쓰지 않아도 돼 좋았다.
현장에 있으면 스태프들이 자꾸만 먹을걸 가져다줬고 고민없이 편하게 먹었다. 8킬로그램에서 10킬로그램까지
살이 찌더라. 얼마나 증량을 하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최대한 공감대를 형성할수 있는 인물이 되는게 중요했다."
-평상시 식사량은 어떻게 되나.
"원래 소식을 하는 편이다. 입도 좀 짧은 것 같다. 어렸을때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그런지 적게 먹는게 습관이 됐다.
하루 한끼 정도만 제대로 먹고 나머지는 간식 정도로 대체한다. 촬영을 할 때는 그 상황에 맞게 조금씩 챙겨먹지만
평상시엔 7시 이후 식사는 피하는 편이다. 결혼한 후에도 별 차이는 없다. 배우라는 직업이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먼저 종배 역으로 거론됐던 하정우가 스케줄 문제로 빠지면서 고수에게 '집으로 가는 길'의 출연을
권했다고 들었다.
"맞다. '네가 하지 그러냐'고 하니 '다른 일 때문에 할수가 없게 됐다'고 그러더라. 업계에 흔치않은 78년생
동갑내기라 친한 친구로 지내는 사이다. 그 이후 한국에 들어와 시나리오를 받아보는데 자연스레 내 가족들이
떠오르더라. 자연스레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형편이 어려운 인물부터 군인까지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는데 이 정도로 '잘 생겨선 안 되는' 캐릭터를
맡은건 처음이다. 이런 현실적인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보다.
"늘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다. '집으로 가는 길'로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긴 한 것 같다.
보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주신다면 앞으로 내가 연기할 캐릭터의 폭도 넓어지지 않을까."
-선배 연기자 전도연과의 호흡은 어땠나.
"나 역시 전도연 선배의 작품을 보면서 자랐다. 첫 만남부터 긴장하지 않을수 없었다. 영화를 보니 도연 선배의
연기는 정말 자연스럽더라. 말이 필요없다. 함께 등장하는 신이 별로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극중 마르티니크로
날아가서 부부가 만나게 되는 장면을 찍을 때도 감정연기 때문에 일부러 현장에서 만나 바로 촬영을 시작했다."
-'집으로 가는 길' 이후 곧장 드라마 '황금의 제국'을 선택한것 역시 또 다른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나.
"그렇다. 무능한 종배 캐릭터 이후 야망으로 똘똘 뭉친 장태주를 만나니 '이 친구는 정말 멋있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영화 촬영하면서 찌운 살은 어떻게 뺐냐고들 하는데 '집으로 하는 길'을 찍으면서도 차츰 고생하면서 살이 빠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한꺼번에 고생하며 감량을 하진 않았다. 대신 드라마를 찍으면서 체중조절을 하라면
죽어도 못한다. 힘들어 쓰러질거다."
-가족들도 '집으로 가는 길'을 봤나.
"봤다. 아버지·어머니도 많이 우셨다고 하더라. 이후에 어머니는 며칠에 걸쳐 시사회에 지인들을 모시고 가더라.
사실 어머니는 내가 다른 영화에 출연했을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들이 나온 작품은 몇차례에 걸쳐 보고 또 보고
그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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