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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에 걸친 세월의 표현 정말 힘들어
스타일이나 성격에도 계속 변화 줬다
아빠 되니 일 욕심… 코미디 해보고 싶어

 

SBS 월화미니시리즈 '황금의 제국'(극본 박경수ㆍ연출 조남국)은 지난해 큰 성공을 거둔 '추적자'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손현주 박근형 장신영 류승수 등 기존 멤버에 제작진은

 '고수'라는 화룡점정을 찍었다.

드라마 속에서 장태주(고수)라는 다윗이 성진그룹이라는 골리앗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듯 고수는 이미

 '추적자'를 통해 이미 단단한 팀워크를 다진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정말 힘들었다"는 그의 말마따나 고수는 매 장면 허투루 흘리지 않았고 그 결과

'황금의 제국'은 단언컨대 고수가 쌓아온 필모그래프 중 다섯 손가락에 들 만한 대표작이 됐다.
"장태주는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한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고민해야 했다.

 20년에 걸친 세월과 함께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스타일이나 성격에도 계속 변화를 줬다.

주변에서도 연기하기 쉽지 않겠다고 걱정하더라."

사슴 같은 큰 눈망울과 깎아 놓은 듯한 외모를 가진 이 남자는 주로 멜로물의 주인공이었다.

고수의 달콤한 말 한 마디와 손짓 하나에 여심이 흔들렸다. 하지만 황금의 제국의 주인이 되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장태주는 악역이었다. 기존의 고수를 기억하던 여성팬들은 기함했겠지만 야망을 가진

남성팬들은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유 있는 인물이었다.

"장태주를 단순히 악역이라 할 순 없을 것 같다. 원래는 선하고 착한 인물이었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며

점점 변해가는 장태주를 마냥 비난할 순 없지 않나. '황금의 제국'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 속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때문에 시청자들이 과연 누구를 응원할지도 모르겠더라."

장태주는 고수에게 이질감이 드는 캐릭터였다. 평소 말수가 적고 주로 과묵한 인물을 연기해 온 고수였지만

 장태주가 소화해야 하는 대사량은 엄청났다. 게다가 전문적인 경제용어까지 완벽히 구사해야 했다.

 드라마 촬영 내내 장태주는 고수를 괴롭혔지만 고수는 장태주를 쉽게 떠나보내지 못할 것 같다.

"'황금의 제국'에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나는 태주를 지지한다. 물론 악행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그가

 '왜' 그렇게 변해야 했는지 이해가 간다. 태주 안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때문에 '황금의 제국'을 마친 후

갖게 될 휴가는 더욱 달콤할 것 같다."

다소 내성적인 고수는 취재진이 가장 인터뷰하기 힘든 상대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워낙 신중하게 대답하고

말수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금의 제국'의 종방을 앞두고 고수는 언론 인터뷰를 자청했다.

이는 '황금의 제국'의 주인공으로 고수가 느낀 만족감의 표현이자, 이제는 한 사람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가 된 고수가 하나의 틀을 깨고 세상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예전에는 나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두려워 더 많이 닫았던 것 같다. 이런 걱정 때문인지 작품을 선택할 때도

 늘 안전한 것을 먼저 생각했다. 10년 넘게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를 하고 있다. 그 자체가 축복이라

생각한다. 이런 축복에 대한 보답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 일에 대한 욕심이 점점 생긴다.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그 동안 도전해보지 않았던 작품을 마치면 나의 마음이나 자세가 또 달라지지

않을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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