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드라마* 황금의제국

[인터뷰]'황금의 제국' 고수,"황금보다는 당연히 웃음이 있는 식탁이죠. "

jun9min 2013. 9. 16. 12:04

http://news.nate.com/view/20130916n03432

 

 

“황금보다는 당연히 웃음이 있는 식탁이죠. ”

SBS 월화극 ‘황금의 제국’의 배우 고수(35)가 데뷔 이래 가장 선굵은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찾아오고 있다.

고수는 극 중 명석한 두뇌를 가진 서민의 아들로, 가난 때문에 아버지를 잃고 황금의 제국에서 주인이 되려는

야망으로 달려가는 장태주 역으로 열연 중이다. 조각같은 외모로 지금까지 전작에서 ‘착한 남자’ 이미지가

강했다면 ‘황금의 제국’을 통해 선악을 넘나들며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펼쳐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둔 가운데 고수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욕망보다 행복 선택할래요

고수는 극 중 성진그룹의 주인이 되려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장태주처럼 아무나 소화하기 힘든 8대 2

가르마에 앞머리를 세우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똑 떨어지는 슈트차림이었다.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두고

있어 결말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성진그룹을 갖겠다는 목표 하나로 달려왔으니 아마 장태주가 승리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며 “대본이 나오지 않아 아직 모르지만, 성진그룹을 갖고 윤설희(장신영)에게

가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은데 태주가 살아온 삶이 본보기가 되면 안될 것 같아 결말이 어떻게 될 지 저도

 궁금해요”라고 답했다.

지난 10일 방송에서 욕망에 눈이 멀어 서민들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신념을 저버리고 권리금을 달라고 농성

중인 사람들을 강제 진압하려고 용역깡패를 풀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장태주의 극 중 대사처럼 숲을

차지하기 위해 ‘괴물’이 되어버렸다. 고수는 ‘성진그룹이라는 황금의 욕망’과 ‘웃음이 있는 식탁이라는 행복’

가운데 자신은 당연히 웃음이 있는 식탁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장태주는 성진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인생을

 걸지만, 그건 드라마 안에서일 뿐이고 제가 모든 걸 거는 가장 소중한 대상은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훈남에서 카리스마남으로 변신

1998년 가수 포지션의 뮤직비디오 ‘편지’로 데뷔한 이래 MBC ‘엄마야 누나야’ SBS ‘피아노’, ‘순수의 시대’,

 ‘요조숙녀’, ‘남자가 사랑할 때’, ‘그린 로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등에서

사슴같은 눈망울을 가진 지고지순한 ‘훈남’으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 전쟁 영화 ‘고지전’에서 나약한

인물에서 강인한 군인으로 거듭나며 남성미를 과시하며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황금의 제국’에선 한발 더

나아가 연기 스펙트럼을 활짝 넓혔다. 초반의 밝고 열정 넘치던 청년에서 차가운 눈빛과 냉혹한 표정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는가 하면 강한 모습 뒤에 돌아서서 오열하는 등 ‘고수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고수는 장태주로 변신한 것에 대해 “영화 관계자들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세요. 이런 배역은 처음이라 도전하

는 마음으로 실험정신으로 출연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지 궁금했는데 좋게들 말씀해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황금의 제국’을 통해 또다른 내 모습을 선보였으니 다음 작품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라며 담담해했다. 지난해 2월 11살 연하의 김모씨와 결혼해 지난 1월 아들을 얻었다. ‘황금의 제국’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내에 반응을 묻자 대답 대신 수줍은 미소만 지었다.

 

 

◇주 4일 근무, 새로운 경험

‘황금의 제국’은 회를 거듭할수록 야외 촬영은 거의 없고 세트 촬영이 대부분이지만 매회 반전이 거듭되고

배우들의 팽팽한 기싸움으로 시청자들을 정신없이 빠져들게 한다. 성진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가족들끼리

식탁에 둘러모여 겉으론 웃지만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사정없이 꽂아대는 대화가 오간다. 특히 장태주와

성진그룹 최동성(박근형) 회장의 둘째 딸 최서윤(이요원)과 최동진(정한용) 부회장의 장남 최민재(손현주)와의

대립이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고수는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보통 2회분을 나흘이면 다 찍어서 촬영 중에 밤을 샌 적이 없어요”라며

 “뒤로 갈수록 대본이 늦게 나오긴 하지만 일주일에 나흘만 촬영해서 주 4일 근무해요. 합리적인 시스템 같아요.

 대신 하루에 16~18시간 동안 찍으니 4㎏ 정도 살이 빠지긴 했지만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에요”라고 빙그레 웃었다.

가족회의 장면이 나오면 배우들사이에 오가는 긴장감이 폭발 직전이다. “가족회의 장면에서는 대본이 5장쯤

넘어가요. 한번 찍는데 5~6시간이 걸려요. 촬영장에서 대본을 받아 바로 연기해야 해서 서로 노려보면서 식당신을

 한번 찍고 나면 서로 ‘나 그룹 안 가질래’라고 말해요. 하하.”

가족끼리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해야 하는 식탁에서 서로를 견제하며 독설을 태연히 늘어놓다보니

오히려 윤설희, 조필두(류승수)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마음 편하다고 했다.“ 성진그룹 가족들과 함께 할 때는 싸우는

 대립구도라 카메라 앞에서 늘 째려보고 싸워야 해서 설희 쪽이 아무래도 편안해요. 특히 승수형과는 ‘고지전’에 이어

 두번째 작품이라 호흡이 잘맞아요. ”

최근 촬영을 거의 세트에서 하고 있다며 “배우들끼리 드라마 세트에서만 이뤄지는 장르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하기도 해요. 연극을 24편 하는 느낌까지 들어요”라고 말했다. ‘황금의 제국’은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SBS ‘추적자: 더 체이서’의 박경수 작가, 조남국 PD와 배우 손현주 장신영 류승수가 의기투합해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고수는 “손현주 형님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고 의상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다른 드라마 대본과는

달리 대사에 비유와 풍자가 많이 들어가 있어 분량이 길고 거기다 감정을 실어 연기해야 하니까 처음엔 대사가

입에 잘 안 붙었어요. 다들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이것 밖에 안되나’하고 회의를 많이 느꼈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방송사고나 아무런 탈없이 끝까지 잘 왔고 서로 좋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연기했다는 게 제일 자랑스러워요”라며

만족해했다.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정장차림, 패셔니스타로 등극

가난한 서민의 아들에서 재벌그룹 부회장과 결혼하고 회장 자리까지 넘보는 만큼 외모에서도 예전보다는

많은 변화를 줬다. 매회 10벌 이상의 슈트를 입고 나오고 헤어스타일로 심경의 변화를 대변하기도 했다.

고수는 “아무래도 헤어스타일에 신경 많이 쓰고 변화를 줬어요. 내린 머리, 긴머리, 가르마 방향, 앞머리를

올릴 때는 얼마나 올릴 지까지 세심하게 신경썼어요. 서양의 복식문화인 슈트도 요즘 국내에 많이 들어와

멋쟁이 분들이 슈트를 많이 입더라구요. 슈트를 입으면 구두, 바지통, 행커치프 등 신경쓸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오는 17일 ‘황금의 제국’이 종영하면 바로 추석 연휴여서 올 추석은 가족과 함께 보낸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추석 연휴를 보내고 나면 올해 초 찍었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개봉해요. 예전에는 일과 휴식을

구분했다면 이제는 일하면서도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잠깐 쉬고 역량이 되면 다음 작품을 바로 하고 싶어요.

앞으로 연기하는데 있어서 ‘황금의 제국’이 새로운 기점이 될 것 같네요”라고 눈빛을 반짝거렸다.

한가위를 맞이하는 소망을 물었다. “다들 건강하고 ‘황금의 제국’이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어요. 또 연말에 개봉하는 영화도 잘됐으면 해요. 욕심이 너무 많나요? 하하하. ”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